최근 국내 증시를 살펴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날이 자주 나타납니다. 특히 해외에서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는 시기에는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와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사이에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9월 1일 증시도 이런 특징을 보여줬습니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장 초반에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고 코스피가 6730선까지 밀렸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줄였습니다. 오후 1시 10분 기준 코스피는 6824.48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0.07% 상승했습니다.
장중 저점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회복한 셈입니다. 단순히 지수만 보면 큰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중 변동성이 상당히 컸던 하루였습니다. 이날 코스피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투자자별 매매 동향입니다.
개인투자자는 2947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받쳤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5312억원, 기관은 9239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특히 기관의 매도 규모가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버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0.19%, SK하이닉스는 1.43% 상승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지수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스닥지수는 1.66% 하락한 820.43까지 내려갔고 장중에는 815선도 밑돌았습니다. 개인이 415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70억원과 2193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약세가 이어졌습니다.
알테오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주요 종목이 하락한 것도 코스닥 지수에 부담이 됐습니다. 코스닥은 성장주와 기술주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와 위험선호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 증시를 볼 때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입니다. 중동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갈등이 확대되면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유가 상승은 기업의 비용 부담뿐 아니라 물가와 금리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외국인 수급입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만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것과 외국인 자금까지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것은 의미가 다릅니다.
코스피의 추세적인 회복을 확인하려면 외국인의 매매 방향과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이번 증시는 반도체주가 코스피의 하단을 지지한 반면 코스닥은 위험 회피 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의 지수 등락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유가, 환율, 금리,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 업황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국내 증시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